적자폭 확대...퍼블리셔 선정으로 노선 틀어

엔픽셀의 '그랑사가'. 
엔픽셀의 '그랑사가'. 

엔픽셀이 적자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매출을 올리기 위한 'IP 우려먹기'를 시작하고 있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픽셀은 자회사를 통해 자사 대표작 '그랑사가' IP(지식재산권) 기반 방치형 모바일 RPG '그랑사가 키우기(가제)'를 개발중이다.

최근 버섯커 키우기,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방치형 게임들이 흥행에 성공하자 인기에 편승하려는 목적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 수익 앞에 꺾인 AAA급 개발철학

센터필드에 입주 중인 엔픽셀 오피스
센터필드에 입주 중인 엔픽셀 오피스

AAA급 게임 개발철학을 고집하던 엔픽셀이 단기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 노선을 급작스럽게 틀면서 창립 이후 쌓아온 회사의 창의성과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엔픽셀이 1000억 원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하고 자본시장에서 1조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이유는 게임 산업 내에서의 독특한 위치와 게임성에 기반한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

그러나 이처럼 단기적인 성과를 위해 시장 트렌드에 편승하며, 당장의 수익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전의 경영철학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히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큰 성공을 거두자 '그랑사가 키우기(가제)' 개발이 본격화 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초창기 개발철학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에 힘이 실리고 있다.

■ 그랑사가 흥행 실패 이후 악순환...자체 서비스도 포기

크로노 오디세이.
크로노 오디세이.

배봉건, 정현호 대표는 '세븐나이츠'를 개발한 핵심 개발진으로 자신들이 설립한 넥서스게임즈를 넷마블에 매각하고 엑시트한 이후 2017년 엔픽셀을 설립한 바 있다.

이후 사세를 급격히 확장했지만, 첫 작품 그랑사가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차기작 부재, 재정악화, 프로젝트 중단, 권고사직 등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했다. 

2022년 엔픽셀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670억 원, 영업손실 42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적자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회사의 적자폭이 확대되자 '그랑사가 키우기(가제)'는 직접 서비스가 아닌 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엔픽셀의 처녀작인 그랑사가는 직접 서비스 했다.

차기작 '크로노 오디세이' 역시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및 글로벌 서비스(중국, 러시아 제외) 판권을 획득하며, 엔픽셀은 다시 한번 게임 서비스를 외부에 맡기기도 했다.

엔픽셀 관계자는 "그랑사가 키우기(가제)를 개발 중인 것이 맞다"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장르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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