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 더위와 다소 미흡한 준비 탓에 관람객 발걸음 '뚝'


▲ 시원한 풍경의 느낌이 전해지는 포코포코 행사 사진...하지만?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폭염의 날씨에 시원한 바닷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때, 좋은 핑계거리가 생겼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포코포코 for Kakao(이하 포코포코)’의 축제가 진행된다는 것.

사전 조사로 알아본 결과. 부산 소재 개발사 트리노드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시와 손잡고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포코포코 행사를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게임 대전, 체험부스, 캐릭터존 등 대대적인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피서의 절정인 8일(토), 포코포코 행사 취재라는 좋은 명분으로 부푼 마음을 안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역을 출발한지 4시간 후 부산 해운대에 도착할 수 있었고, 뜨거운 날씨 아래 해수욕장 주변은 이미 피서객들로 가득한 축제의 현장이었다.

해운대 주변 축제를 분위기를 이어 해운대 해수욕장에 위치한 포코포코 행사도 당연히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기대와 달리 행사장 위치와 이벤트 프로그램 등 모든 부분에서 실망의 연속이었다. 4시간 넘게 달려왔지만 쓸만한 기사거리를 찾지 못해 서울에서 기사만 기다리고 있을 편집장의 호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 뜨거운 태양 아래 피서객이 찾지 않는 포코포코 행사장

우선 행사장 위치가 해수욕장 입구 좌측 500여 미터 떨어진 해변가 한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다. 땡볕 아래 입구에서 행사장까지 이동하다보니 찜질방 저리가라 하는 날씨 탓에 땀은 비오듯 흐르고 이미 온몸은 땀으로 샤워했을 정도.

폭염 경보가 여러 차례 내려진 올 여름에 과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행사장까지 찾아올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고,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 아래 쉴 수 있는 공간 조차 없는 포코포코 행사장은 17시부터 19시까지 피서객의 발길은 거의 없었다. 평소 땀을 잘 흘리지 않는 필자도 이정도인데 저 불볕 백사장에 누가 가고 싶을꼬.

낮에 바라본 행사장의 위치가 좋지 않고 피서객이 찾지 않는 이유에 대해 포코포코 현장 행사 스탭은 “주간 해운대 해수욕장 좌측은 유동인구가 적어서 그렇다”며 “야간에는 각종 거리 공연으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행사장도 꽤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다”고 말했다.


▲ 야간 해운대 좌측 산책로는 북새통을 이뤘지만, 멀리 보이는 한가로운 포코포코 행사장

역시 낮에는 더위 탓에 행사장이 한산한 것이라는 위안을 삼은채 편집장의 압박을 뒤로하고 야간까지 행사장 근처에서 대기했다.

어둠이 드리워진 해운대 해수욕장 좌측은 산책로를 따라 각종 소규모 공연이 펼쳐져 열대야로 산책을 나선 피서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뜨거운 햇볕이 없어 오히려 낮보다 훨씬 많은 유동 인구 덕분에 혼잡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러나 역시 포코포코 대형 캐릭터 '코코'와 '보니'는 밤에도 둘만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행사 현장 스탭의 이야기와 달리 더위가 한풀 꺾인 저녁 시간대에도 포코포코를 찾는 이는 손으로 꼽을 정도.

야간의 해운대 해수욕장 좌측 산책로의 유동인구는 주간에 비해 확실하게 늘어난 반면 포코포코 행사장은 대낮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간혹 ‘보니’, ‘코코’ 등 대형 조형물과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피서객만 있을 뿐, 정작 행사장에서 진행되는 이벤트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토요일이었던 8일 저녁 내내 볼 수 없었다.


▲ 주간 불볕 더위에 한가한 포코포코 부스

미흡한 이벤트 프로그램 구성도 지나가는 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역부족이었다. 체험존이라고 알린 곳은 행사장의 천막으로 어디에서도 무료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은 없었고, 찾은 피서객이 직접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 하는 것 뿐이었다.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나 무선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데 말이다.

부스를 방문한 피서객에게 게임 아이템과 캐릭터 기념품을 증정하는 것도 도배성에 가까운 SNS 홍보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귀찮음 때문인지 크게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필자도 참여하고 싶었지만 귀차니즘 발동으로 이내 포기.

이렇게 8일~9일 양일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직접 본 ‘대대적인’ 오프라인 포코포코 행사에서 '대대적인'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주최측 트리노드의 프로그램 운영과 행사 기획은 피서객들의 발걸음을 돌리기에 다소 부족했다.

출장을 가장한 달콤한 하루의 휴가를 얻고 뜨거운 해운대의 게임 축제를 예상했지만, 현실은 너무도 황폐했다. 포코포코 행사장을 찾은 후 남은건 왠지 모를 공허함과 편집장과의 사투만이...


▲ 1시간의 기다림 끝에 대형 조형물과 기념 촬영하는 피서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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