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넘어 종합 콘텐츠 제작사로 '도약'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디즈니를 꿈꾸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영역을 본격 확장 중이다. 넥슨과 크래프톤, 컴투스,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사들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웹툰, 웹소설 등 제작 사업 영역을 확대해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 넥슨, '어벤져스: 엔드게임' 감독 루소 형제 제작사에 5억 달러 투자

루소 형제

넥슨은 '어벤져스: 인피니티워',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으로 세계적인 영화 감독 발열에 오른 루소 형제(Anthony and Joe Russo)와 프로듀서 마이크 라로카(Mike Larocca)가 설립한 AGBO 스튜디오에 4억 달러(약 4800억 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진행해 지분 38% 이상을 확보했다. 또 올해 상반기 중 최대 1억 달러(약 1200억 원)를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이로써 넥슨은 최대주주인 AGBO 경영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단일투자자가 된다. 

이번 투자를 통해 넥슨은 영화 및 TV 분야에서 자체·신규 IP(지적재산권)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AGBO는 제작력 강화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닉 반 다이크 넥슨 필름&텔레비전 총괄

이번 투자는 넥슨 최고전략책임자(CSO)이자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 베테랑인 '닉 반 다이크(Nick Van Dyk)' 수석 부사장이 이끄는 넥슨 필름&텔레비전조직이 주도했다. 

넥슨 필름&텔레비전 닉 반 다이크 총괄 겸 최고전략책임자는 "게임 IP 기반의 영화와 TV 콘텐츠는 이용자 참여도를 높이고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연장하는 효과를 증명해낸 바 있다"며 "AGBO와 함께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게임, 영화, TV, 상품 판매 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앞서 넥슨은 지난해 7월 월트디즈니 출신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수석부사장 겸 최고전략책임자로 선임하는 한편 미 로스앤젤레스에 '넥슨 필름&텔레비전'을 신설한 바 있다.

◆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IP 앞세워 영상화 작업 '분주'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단편 액션영화 '그라운드 제로'

크래프톤은 콘텐츠 산업 내 IP 융복합 가속화에 따른 새로운 전략으로 '펍지 유니버스'를 내세웠다. '펍지 유니버스'는 게임을 통해 탄생한 강력한 IP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으로 ‘생존’을 테마로 한 배틀그라운드 스토리를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로 재생산해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적인 제작자 아디 샨카(Adi Shankar)를 영입해 펍지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활용하여 게임제작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시키는 등 새로운 글로벌 메가 IP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에는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히든시퀀스는 드라마 '미생', '시그널' 등 PD출신 이재문 대표가 2016년말 설립한 회사다. 크래프톤은 이 투자로 이재문 대표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등 자사의 게임 IP를 활용한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게임 제작을 위한 오리지널 IP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세계 최고 수준 CG/VFX 기술 보유한 제작사 이어 배우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컴퍼니까지 품은 '컴투스'

컴투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CG/VFX(컴퓨터그래픽/시각특수효과) 기술로 넷플릭스 ‘승리호’를 비롯해 국내외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만들어온 콘텐츠 제작사 '위지윅스튜디오'에 1607억 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특히 위지윅스튜디오는 ‘엔피’ ‘래몽래인’ ‘이미지나인컴즈’ ‘메리크리스마스’ ’골드프레임’ ‘고즈넉이엔티’ ‘위즈온센’ ‘에프포스트’ 등 유력 자회사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 웹소설, 뮤지컬, OST의 제작부터 배급, 유통, 공연, 전시 컨벤션 등을 아우르는 종합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위지윅스튜디오(대표 박관우, 박인규)와 함께 배우 이정재, 정우성이 설립한 아티스트스튜디오 및 아티스트컴퍼니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아티스트컴퍼니는 국내 톱 배우들을 전속 아티스트로 보유하고 있는 매니지먼트 회사로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이정재를 비롯해 지난 해 ‘기생충’으로 국내외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박소담 등 전 세계 K콘텐츠 열풍을 이끌어온 세계적 배우들이 대거 소속돼 있다.

최근 영화,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 제작 분야로 사업을 넓혀 나가고 있으며, 커머스 분야로 진출하는 등 소속 아티스트와 연계한 글로벌 타깃의 비즈니스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컴투스는 게임과 문화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유망 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앞서 컴투스는 ‘워킹데드’로 유명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스토리 콘텐츠 기업 엠스토리허브, MZ세대 콘텐츠 기획사 클래버이앤엠, 콘텐츠 제작 및 미디어 기업 미디어캔 등 역량 있는 기업의 인수 및 투자를 진행해 왔다. 또한, 국내 최대 웹툰 제작사 케나즈와 정글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게임을 넘어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의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IP로 중국인 마음 사로잡아

스마일게이트는 지속적인 IP 확장을 위한 노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는 IP를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소니 픽쳐스와 크로스파이어 영화의 배급 계약을 맺어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영화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지난해 7월에는 중국에서 e스포츠 드라마 ‘천월화선’을 방영해 19억 뷰라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나아가 영화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제작한 오리지널 필름과 영화 제작 계약을 맺고 소니 픽처스와 배급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게임 IP를 활용해 할리우드에 진출했다는 설명이다. 또 ‘신과 함께’, ‘광해’를 제작한 영화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처스와 조인트벤처 ‘스마일게이트 리얼라이즈’를 설립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이처럼 웹드라마의 성공과 할리우드 진출, 캐릭터 출시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크로스파이어 IP 활용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 사업, 테마파크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를 이어 나가기 위해 스마일게이트는 최근 설립한 ‘스마일게이트리얼라이즈’를 통해 다양한 신규를 IP 발굴하고 확보하여 IP를 활용한 문화 산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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