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휘권 기자 (khk@playforum.net) I2021-02-25 15: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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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 표절, IP 침해 등...국부 유출로 골머리 앓는 韓 게임산업

웹젠, 넥슨, 위메이드 등 피해

국내 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기술의 국외유출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검찰은 국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D램 반도체 핵심 기술 유출 혐의로 협력업체 직원 17명을 기소했다. 관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도체는 우리나라 수출의 약 10%를 차지하는 국가 주력 산업이다. 핵심 기술의 유출은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당사자인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수출 감소의 원인이 돼 국부 유출이라는 치명적 손해로 작용할 수 있다.

국가적 피해를 가져오는 국부 유출은 비단 기술 유출만의 문제는 아니다. 유망한 기술 인재의 유출 또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2019년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중국, 인재의 블랙홀’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유출지수는 10점 만점 중 4점으로 63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 점수가 낮을수록 해외로 나간 인재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최근 중국은 기술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술 인재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액 연봉이나 주거지 제공, 자녀 명문대 입학 등 구미가 당길만한 조건을 제시해 국내외 ICT, 문화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망 인재를 끌어모으고 있다. 한국의 우수 인재도 타깃이 되면서, 파격적 대우 및 복지 혜택으로 인해 한국을 떠나는 인력이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는 국내 대기업 임원이 중국 경쟁업체로 이직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 국내 게임업계 국부 유출 사례는...게임 무단복제·IP 도용 등이 원인

국내 게임업계 역시 국부 유출 사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임의 무단 복제, IP 도용 등이 원인이다. 중국산 짝퉁게임은 온라인 게임이 주류이던 2000년대 초반부터 게임 업계 골칫거리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2016년 한한령이 시작되며 중국규제당국이 한국 게임에 대해 신규 판호를 내주지 않으면서 이런 문제가 더욱 빈번하게 발생했다.

간판 IP '뮤'를 보유한 웹젠은 2016년 '뮤 온라인' IP를 도용한 '뮤외전', '기적신화' 등 저작권 침해 게임 근절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뮤외전'은 원작의 게임명부터 로고, 캐릭터 외형 및 직업 구성까지 많은 부분을 그대로 베꼈다. 이에 웹젠은 구글과 애플 등 주요 앱마켓에 공문을 보내고, 중국 현지 개발사 및 퍼블리셔와 함께 법적으로 공동 대응하는 등 IP 수호를 위한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중국 현지 법원을 통해 '뮤' IP의 권리를 인정받고 저작권 침해에 대한 조치를 할 수 있었다.

중국 인기 게임으로 자리 잡은 '던전앤파이터' IP를 가지고 있는 넥슨은 2017년 11월 유사 짝퉁게임에 서비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중국산 짝퉁게임 단속에 나섰다. 특히, 중국 내 유명 게임사인 킹넷소프트에서 '던전앤파이터'의 세계관과 캐릭터 특성을 상당부분 표절한 '아라드의 분노'를 서비스하면서 중국 내 이용자 사이에서도 공식 퍼블리싱으로 오해받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넥슨은 유사 게임 배포 및 서비스 근절을 위한 ‘중국 독점 권한에 관한 성명’ 발표를 통해 중국 공식 퍼블리셔의 독점 권한을 언급 하는 등 IP 침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미르의 전설2'로 세계 최대 동시접속자수 80만명이라는 기네스북 기록을 보유한 위메이드는 자사 대표 IP인 '미르의 전설2'를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도 꾸준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2001년 출시된 '미르의 전설2'는 중국 국민게임이라고 불릴 만큼 중국에서 독보적인 IP 파워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웹게임 700개, 모바일게임 7000개, H5 게임 300 개 등 수천 개에 달하는 짝퉁게임이 만들어지면서 저작권 침해로 인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이중 상당수는 미르의 전설2의 초기 퍼블리셔였던 샨다게임즈(現 셩취게임즈) 측의 무단 라이선스 도용에 의한 것이었다. 샨다는 2014년 말부터 SLA, 수권서를 악용해 계약 당시 부여한 권한 범위 이상의 행위로 '미르의 전설2' 관련 이익을 편취해왔다. 직접 불법 게임을 서비스하거나, 제 3자에게 무단 라이선스를 부여했으며, '미르의 전설2'로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게 분배하지 않아 국내 게임사의 이익이 국외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중국 게임사의 이익 편취 및 국부 유출이라는 상황을 단속하기 위해 여러 가지 법적 절차를 진행해왔다. 작년에는 싱가포르 국제중재위원회에 제기한 SLA 계약 위반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 '미르의 전설2' IP 권리의 명분을 찾을 수 있었다. 위메이드는 이를 바탕으로 약 2조 5천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중국 게임사가 불법 게임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적법한 저작권료를 받아내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게임 IP 무단 도용 및 짝퉁게임 문제는 기술 유출만큼이나 국내 게임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 게임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 불법 게임은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 돼 성장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 중국 게임사의 개발력이 급성장하고,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노리는 만큼 한국 게임의 저작권 보호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관련 기업 및 정부 부처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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