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지난해 한국에서 1조 2600억 원 벌어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와 한국게임산업협회는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를 놓고 힘을 빼고 있다.

16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발간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의 해외 매출은 154억 5000만 달러(약 17조 336억 원)이다. 이는 6년 만에 5배 규모로 성장한 수치며, 이 중 8.8%(약 1조 2600억 원)의 매출은 한국에서 올렸다.

실제 지난해 미국과 한국, 일본, 영국, 독일 등 주요 게임시장 5개국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의 상위 100위 이내 중국 게임 수는 평균 25개다. 한국은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54개로 집계됐다.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동시에 특유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유효했다는 의미다.

이와는 반대는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이유로 지난 4년간 한국 게임의 판호(영업허가권)를 막았다. 최근에서야 극히 일부의 한국 게임들이 판호를 받았다.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서머너즈 워'와 국내 인디게임사 퍼즐형 게임 '룸즈' 콘솔 버전인데, '룸즈' 같은 경우는 일본 퍼블리셔를 통해 판호를 신청했기 때문에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가 완전히 풀렸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처럼 중국 게임사는 국내에서 한 해 동안 1조 2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한국 게임사는 수출길이 막힌 상황이다.

반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확률형 아이템을 놓고 국회와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최근 국회가 아이템 뽑기 관련 규제를 법제화하려고 하자 게임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최근 발의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일명 게임법)을 두고 협회 차원 의견서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실에 전달했다.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불명확한 개념으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한편 기존에 없던 조항을 다수 신설해 의무를 강제한다며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또한 영업의 자유도를 과도하게 침범하는 동시에 확률형 아이템 운영 방식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게임산업협회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이 부회장사로 있는 게임업계 대표 단체다. 지난해 7월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최승우 한국게임산업협회 국장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국내 게임사들의 대응은 어렵다"며 "범정부 차원의 협상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게임산업협회가 중국 판호와 관련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지만, 정작 확률형 아이템 등 자신들의 이익과 직결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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