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의사 여전하다는 관측까지...'안갯속'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의 공개매각이 무산됐다. 본입찰에 참여한 투자자들과의 몸값에 대한 시각차가 극명한 이유에서다. 이에 관련주인 넥슨지티와 넷게임즈의 주가가 급락했다. 반면 김정주 NXC 대표가 개별 협상으로 매각을 완주할 여지도 남아 있다는 관측도 따른다.

26일 게임업계와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공개매각이 무산됐다. 김정주 NXC 대표는 올해 초 자신과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NXC 지분 전량(98.64%)을 팔기로 결정한 이후 매각 수순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입장문에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며 "우리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에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사실상 매각을 인정했다.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 도이치증권, UBS 등이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24일 본입찰에는 넷마블, 카카오 등 전략적투자자(SI)와 KKR,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했다. 넥슨 매각의 규모는 최대 15조 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글로벌 SI가 불참하고, 카카오 등 유력 후보가 낮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을 맞았다. 여기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FI에 매각되는 것을 김 대표가 경계하면서 사실상 공개매각 무산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넥슨 관련주가 요동쳤다. 넥슨지티 주가는 전일 대비 24.96% 하락한 8930원에 장을 마감했다. 넷게임즈도 8.49% 급락했다.

넥슨 관계자는 "확인해드릴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일련의 매각 과정에서 시장과의 온도차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매각 카드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있다. 일종의 '판흔들기'였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위 M&A 전문가인 김정주 대표 입장에서는 15조원에 회사를 매각하는 게 베스트다"면서도 "반대의 경우라도 각종 규제로 게임업계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정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주무부처가 넥슨 매각을 지켜보며 여파에 대한 주판알을 튕겼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면 김정주 대표가 매각 의사를 완전히 접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직 공식입장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넥슨 매각 소식과 함께 다음 날 서둘러 입장문을 낸 모습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김정주 대표가 블록체인 등 다른 사업에 관심이 여전히 높다"며 "넥슨의 장기적인 발전이라는 명분이 해소된다면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공개매각이 아닌 개별 협상으로 매각을 진행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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