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겨냥한 발언 분석...역차별 문제 호소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국내기업들이 받는 역차별 문제에 대해 호소했다. 판호에 진출이 어려운 중국 시장을 염두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7일 1세대 벤처기업인과 유니콘 기업인 7명을 본관에 초청해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를 진행했다. 1세대 벤처기업인은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를 비롯해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 마크로젠 서정선 회장이 참석했다.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일컫는 유니콘 기업은 쿠팡의 김범석 대표,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 L&P코스메틱의 권오섭 대표,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 등이 자리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80분 가량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는 “정부의 지원책이 시장경제를 왜곡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갈까 우려된다"며 "시장경제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다른 나라는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강고한 울타리를 만들어 타국기업의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반대로 우리는 해외기업이 들어오기는 쉽고 자국 기업은 보호받기 어렵다"고 정부의 똑똑하고 유연한 해법을 기대했다.

김 대표의 '다른 나라는 자국의 기업 보호를 위해 더 강고한 울타리를 친다'는 의미는 중국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판호(게임서비스허가권)'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외국 게임사들은 중국에서 사업 전개가 매우 까다로운 상태. 앞서 지난 2017년 3월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일환으로 한한령(限韓令)을 조치하면서 판호를 승인하지 않아 2년여 간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해진 네이버 GIO도 김택진 대표 발언에 힘을 실으며 국내 기업의 역차별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해진 GIO는 "경쟁사들은 모두 글로벌 기업인데 그들은 한국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며 "인터넷망 사용료나 세금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 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국내기업과 해외기업들에게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하게 적용됐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에 있어서 장점보다는 단점들을 더 부각해서 보는 경향이 있어 속도가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이다"면서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실적들이 나온다면 국민들도 규제 유무 차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간담회는 벤처 1세대 창업자 및 ‘혁신성장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유니콘 기업인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과 성과를 점검하고 보완 및 개선 과제를 논의하는 진솔한 자리였다"고 자평했다.

한편 김택진 대표는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이어 두 번째로 문재인 대통령을 공식석상에서 만났다. 당시 청와대 측은 김택진 대표를 문 대통령 옆자리에 배석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게임·IT 분야의 지위를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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