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 컨퍼런스 키노트, '게임디자인으로 보는 행운과 경청' 주제 강연

심리게임 '스파이파티'를 개발한 크리스 해커가 "게임 개발 과정에서 우연한 발견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리스 해커 데피니션식스 대표는 13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BIC 페스티벌) 2018'에서 '게임디자인으로 보는 행운과 경청'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하며 이 같이 말했다.

크리스 해커 대표는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행운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고 운을 뗀 후 강연을 펼쳤다. 인디게임 개발 과정에서 '탑-다운' 방식과 바텀-업(상향식)으로 일어나는 게임 디자인 분야에 대한 접근법을 말했다.

'바텀-업' 방식은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만드는 '탑-다운'과는 다르게, 작은 부분에서부터 시작해 전체 그림을 만들어 간다.

자신은 '탑-다운' 방식보다 '바텀-업' 방식을 많이 활용하며 이는 '스파이파티' 개발에서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스파이파티'는 스파이가 치열한 심리 싸움을 벌이며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그린 PC게임이다.

스파이를 처치해야 하는 스나이퍼는 단 한 발의 총알밖에 가지고 있다. 스파이는 이를 피해 대사관에 도청 장치 설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디자인을 그렸다.

특히 스파이 미션 중 손님과 타겟을 유혹하는 미션이 존재하는데, 나머지 손님들은 컴퓨터가 조종하고 있다. 어느 정도 진행하면 '액션 테스트' 바가 생성된다. 

크리스 해커 대표는 게임을 세부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퀵 타임 이벤트'를 만들어 플레이어들의 숙련도를 체크했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액션 테스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얼마나 집중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지를 반영하고자 했다는 것.

액션 테스트 바는 단순하다. 녹색을 히트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되고 유혹에 대한 완성도가 올라가게 된다. 반대로 레드존에 위치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돌아가버리기 때문에 점수를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처음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이를 역이용해 레드 부분을 임의로 클릭하며 NPC에 스파이의 누명을 씌우는 방법이 생겨났다.

단순 '레드 액션'은 부정적인 느낌으로 제작했는데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스나이퍼로 하여금 오해하게 만드는 효과를 발생시켰다는 게 크리스 해커의 설명이다.

대사관에 도청장치를 심는 미션 방식도 마찬가지다. '펄 드레스'를 입은 캐릭터는 걷는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천천히 이동하는 설정을 해놨다.

이는 도청 장치를 설치하는 완벽한 캐릭터로 발전됐다. 일반 캐릭터는 도청 장치를 설치할 때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발생하지만 펄 드레스를 입은 캐릭터는 느리게 걷는 속도 때문에 결과적으로 의심을 피한다는 이야기다.

크리스 해커는 "이 두 가지 사례를 패치를 통해 없애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를 개방적으로 바라보고 오히려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내버려뒀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발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유도를 비롯해 전략적인 요소가 발생해 게임은 더욱 복잡해지며 본질을 더욱 살리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행운을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이 있다고 조언했다. 우선 게임의 개발 방향에 대한 목표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피드백을 받았을 때 적용에 대한 판단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피드백은 무료로 아이디어를 받는 과정이며 굉장한 자원이라는 설명이다.

시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스파이파티는 9년의 개발 과정을 거쳤는데 여러 요소들을 깨닫고 발견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옥한 땅을 위한 디자인을 설계해야 한다"며 "캐릭터 요소들이 인터렉션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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