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팔되 양심은 팔지 않겠다"

영업사원들이 흔히 쓰는 말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를 실제로 지키는 이들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물건을 팔기 위해 감언이설로 고객들을 현혹시킬 뿐 사후 관리나 진정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훔치는 세일즈맨은 흔치 않다.

모바일게임 운영, QA 등을 대행해주는 IGS의 정웅모 본부장도 사업 초반에는 고객들의 신뢰를 쌓아 나가는게 가장 힘이 들었다. 

현재는 대형 퍼블리셔와 국내 주요 개발사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지만 사업 초반만 하더라도 모회사인 넷마블게임즈가 주요 클라이언트였다.

"넷마블게임즈 타이틀의 운영 대행을 맡으면서 체계와 노하우를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게임들의 운영 대행을 맡고 싶었지만 초반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한 것은 다름 아닌 '진정성'.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나 하기 어려운 게 바로 '진정성' 있는 파트너십이다.

IGS의 대행 비용은 업계에서도 매우 비싼편에 속한다. 몇몇 경쟁 업체들이 낮은 단가로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지만 정웅모 본부장은 "단가 경쟁은 오히려 독이다"라는 신념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즉, 명품 운영으로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단가를 낮추고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봤을때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 그게 걸맞는 서비스로 보답하는 것이 정답이라 생각합니다" 

비싼 단가를 고집하는 이유는 또 있다. 3D 업종으로 치부되던 CS(고객대응), QA 등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과 자존감을 높이고자 하는 일환이라는 것.

초기 어려움은 있었지만 고퀄리티, 고단가 전략은 시장의 요구와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올해까지 IGS의 재계약률은 96%로 업계 최고 수준. 가격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특히 모바일게임 유저들이 갈수록 성숙해지고, 서비스 측면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CS와 QA의 품질이 떨어지면 곧 바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현상도 IGS의 영업 전략과 부합했다.

"어떤 영화에서 '돈을 받을려면 겁주지 말고 친해져라'는 말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이해관계를 따지기 보다는 우리가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죠. 꼭 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진정성 있는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단순 말뿐만이 아니다. IGS 직원들은 대행 업체라는 인식이 아닌 고객사의 게임이 론칭할 경우 업무 스케줄을 함께 공유한다. 개발사가 밤을 새면서 문제를 해결할 경우 IGS 담당자들도 야근을 불사한다.

IGS의 사업 전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게임의 매출 향상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사들의 인식 전환에 힘쓴다.

"간혹 게임을 출시할 경우 마케팅에 전념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QA를 우선시 해야 된다고 항상 강조합니다. 유저가 재화를 소비하는 패턴을 통해 운영과 이벤트 전략을 세워야 하고, UI, UX의 경우도 개선해야 매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게 첫 번째 입니다"

QA가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QA가 담당하는 부분은 게임의 재미요소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에 소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QA를 간과할경우 게임의 기능적인 문제, 혹은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살벌한(?) 게임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하루에도 수십종씩 쏟아지는 신작 속에서 시스템 장애는 유저들의 참을성을 넘어설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려한 그래픽과 탄탄한 게임성을 자랑하고 해외에서 성공 사례도 있지만 국내에서 참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IGS의 다음 과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이다. 국내 게임이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현지 사정에 어두워 고배를 마시는 현상을 해소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널리 알리는 게 주목적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국내에 집중하고 있을때 IGS는 3년 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많은 수업료를 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현지 시장을 파악한 상태다. 현지인들의 감성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 교포들도 약 80명이 상주하고 있다.

"해외 진출시 원빌드와 로컬 빌드로 갈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해외 유저들도 이제 눈높이가 올라가 성별이나 인종, 연령 등의 데이터 보다는 '유니크세일즈포인트(USP)'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정웅모 본부장은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외에 비해 우리나라는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 사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중소 개발사, 인디 게임사가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 문화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 세금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이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는 전무한 수준입니다. 문화 콘텐츠 강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원하고, 성공 사례가 등장해야 민간 기업들의 참여도 확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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