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의 내부 실권 다툼이 국내 업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텐센트의 상하이에 위치한 지사가 국내 게임업체들과 퍼블리싱 업무를 담당하는 등 실권을 쥐고 있었지만, 최근 베이징 지사에서 이를 관할하게 되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하이 지사는 설립 초기부터 게임 개발 및 각종 소싱을 전담해 왔다. 국내 여러 게임업체와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모바일(이하 블소 모바일)'을 중국 내 출시했다.

블소 모바일(현지명: 전투파검령)은 TCG 장르로 텐센트 내부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상하이 지사에서 적극적으로 밀어붙여 현지에서 출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텐센트 상하이 지사의 이러한 결정 덕분에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그에 따른 매출 일부까지 로열티로 챙겼다.

그러나 블소 모바일이 큰 성적을 거두지 못하자 상하이 지사는 사안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부분이 교체되면서 실권은 자연스럽게 베이징 지사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 엔씨소프트 블소 모바일 게임화면(좌), 넥슨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 로고(우)

문제는 실무진 전체가 교체되면서 텐센트를 통해 출시를 앞두고 있던 국내 게임업체 넥슨에게 불똥이 떨어진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3D(가칭)'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당초와 달리 텐센트 베이징 지사에서는 넥슨에게 2D 버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넥슨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미 완성 직전의 3D 버전은 국내만 출시를 준비중에 있으며, 텐센트의 요구대로 '던전앤파이터 횡스크롤 2D' 버전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텐센트와 중국 현지 출시 계약을 위해서 상하이를 찾아가면 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베이징에서 허락이 나와야 출시할 수 있을 만큼 텐센트의 변화에 더욱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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