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훈 대표 "스팀 정식 서비스 이후 모바일 버전까지 준비 중"


▲ 한대훈 스튜디오HG 대표

"1인 개발이 너무 힘들어 VR 게임을 출시 이후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는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 과정이 너무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개발 과정을 공개한 뒤 많은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고, 그분들에게 꼭 결과물을 보여드리고 싶어 모바일化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HG 한대훈 대표는 지난 5월 16일 VR(가상현실) 게임 '스매싱 더 배틀'을 글로벌 플랫폼 스팀(Steam)에 정식 출시했다. 원색적인 액션 RPG를 지향한 스매싱 더 건 파이트는 VR 게임으로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인다.

특히 스튜디오 HG가 1인 개발사임에도 불구하고 스매싱 더 배틀은 오큘러스 리프트가 동반 출시한 30선(한국 개발작 2종) 게임 중 한자리를 당당히 꿰차고 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이 게임은 오는 7~8월 경 모바일 버전으로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때문에 한 대표는 차세대 게임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VR 시장에 정식 서비스까지 거쳐본 이력을 가져 선도자로써 자부심도 남다르게 드러났다. 유명 개발사를 거쳐 잠시 쉬는 동안 놀기만 하기는 무의미해서 건설적인 것에 도전하자 했는데, 그 결과물이 VR 게임 스매싱 더 배틀이었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한국에서 오큘러스 리프트에 정식 론칭한 팀이 저를 비롯해 단 2팀뿐입니다. VR 게임이 아직 상업적인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개발 과정을 공개하는 것도 VR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재고하고 산업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RPG를 VR 게임으로 만든 '스매싱 더 배틀'

최초 기획은 원 코인 오락실 게임과 같은 콘셉트로 시작 

스매싱 더 배틀은 한 대표가 기존 다니던 개발사를 관두고 3개월 간 쉬는 기간에 기획한 모바일 게임이다. 최초 기획은 과거 오락실에서 원 코인으로 즐길 수 있는 2시간 플레이 분량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VR 게임으로 방향을 틀면서 볼륨은 점점 늘어났고, 최종적으로 15시간 플레이 분량까지 확장됐다.

게다가 한 대표는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에셋스토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한 대표의 아티스트로서 자존심 뿐만 아니라, 1인 개발사의 개발력은 에셋스토어에 짜깁기한 게임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스매싱 더 배틀은 주인공인 '사라 오코넬'을 향해 공격해 오는 적들을 물리치는 VR 게임이다.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간과하기 쉬운 스토리라인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대작 온라인 게임처럼 장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미래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시간 순으로 이어진다.

이 게임은 확실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첫 번째 캐릭터는 자석, 두 번째 캐릭터는 로봇을 불러 자폭 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석 스킬로 모든 적을 불러 모아 로봇 자폭 스킬로 적을 일망 타진하는 효과 등 컨트롤이 필요한 요소가 곳곳에 산재하고 있어 플레이 위주의 VR 게임으로 더욱 재밌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게임은 하드한 플레이어를 위해 아무런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지 않아도 겨우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 때문에 도전해보고 실패하면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해서 다시 도전하는 그런 형태로 구성했지만, 유저들은 처음부터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어 나가고 있다. 모든 단계를 클리어할 수 있게 열어두었는데, 이런 방향으로 흐를지 몰랐다는 게 한 대표의 설명이다.

한 대표는 "처음에 해외 이용자들이 당황한 것 중 하나가 자석으로 적을 모으면 터질 줄 알았다고 합니다(웃음). 이 게임은 올드 한 컨트롤 게임이라서 지뢰를 설치하고 자석으로 모으는 등 스킬 행위가 직접적인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때문에 컨트롤 하나하나가 정말 중요한 게임이고, 기존 게임에서 경험하지 못 했던 새로운 느낌을 제공합니다"라고 말했다.


▲ 1인 개발로 하나하나 모든 것을 채운 '스매싱 더 배틀'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오렌지팜

한 대표는 개발 과정 마무리 단계인 지난 2월 스마일게이트희망스튜디오 산하 오렌지팜 서초센터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그는 오렌지팜에 합류하면서 인서울 오피스 확보로 안정적인 개발 환경을 가져 가장 큰 시름을 덜었다.

오렌지팜은 스마일게이트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사업분야의 계열사,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통한 튼튼한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시드 발굴, 스타트업의 태동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원이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한 대표는 오렌지팜에서 4개월 간 지내면서 오피스 확보 이외에도 가장 큰 이점으로 바로 실무진들이 쉽게 설명해주는 법무와 세무를 꼽았다. 개발 노하우는 개발사끼리 약간씩 공유하는 사례는 있어도 법무, 세무 부분은 철저한 비밀로 붙여져 쉽게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렌지팜에 합류한 한 대표는 보다 개발에만 매진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스매싱 더 배틀은 3개월 간의 담금질 끝에 정식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한 대표는 오렌지팜에 입주한 스타트업들과 부대끼고 지내다보니 개발&연구, 매출 그런 노하우도 가끔 들을 수 있었다고 귀뜸했다.

한 대표는 "게임을 거의 완성한 단계인 올해 2월에 입주했는데, 오피스를 갖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굉장히 큽니다. 오죽하면 간담회 때 졸업을 앞둔 스타트업 대표가 오렌지팜에 부동산과 연계해서 사무실 좀 알아봐 줄 수 없냐는 의견까지 나왔겠어요"라며, "제가 출시한 VR 게임을 만드는 곳이 많지 않은데, 오렌지팜에서 개발 이외 투자를 비롯해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주었습니다. 상당히 만족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피드백에 힘입어 모바일 버전과 무료 외전 개발

한 대표가 VR 게임 스매싱 더 배틀을 출시 한 후 가장 큰 고민은 모바일 버전과 차기작이다. 1인 개발 입장에서는 상용화된 게임 유지, 보수도 만만치 않은 코스트가 필요한 마당에 모바일 버전에 신작까지 개발하려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스매싱 더 배틀은 독창적인 자체 콘텐츠 덕분에 스팀 정식 출시 후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은 '좀비(Zombie)'가 나오지 않아서 굉장하다는 다소 엉뚱한 평가도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해외의 기존 게임들이 너무 뻔한 연출과 소재를 사용해 유저들에게 식상함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원래 한 대표는 1인 개발사로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스팀에 스매싱 더 배틀을 정식 출시 후 유지, 보수에 집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을 공개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응원을 했고, 심지어 팬아트까지 제작한 유저까지 있어 모바일 버전과 VR 버전 무료 외전까지 준비하고 있다.

10년을 넘은 세월 동안 게임 개발에만 매진한 한 대표는 아직까지 열정이 식을 줄 몰랐다. 사실 스매싱 더 배틀도 차기작에 쓰일 기술들의 퍼포먼스를 확인하기 위해 개발한 게임이었다. 모바일 게임에 이어 추가 VR 버전 외전까지 준비하고 있는 한 대표는 그의 게임을 믿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더욱 힘을 얻은 셈이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스매싱 더 배틀이 모바일 게임으로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결과가 궁금합니다. 혼자서 만든 게임을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소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재밌습니다.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1인 개발에 도전해보라고는 말할 순 없지만, 저는 확실히 정신적으로 얻은 부분이 많습니다"라고 개발 소감을 밝혔다.


▲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스매싱 더 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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