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산업이 성장기를 넘어 숙성기로 접어든 가운데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밖으로는 글로벌 게임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안으로는 대형 게임업체들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플레이포럼은 유니티코리아와 함께 모바일게임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자들과 만남을 통해 ‘인디 개발사가 게임산업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그들의 고뇌와 프로젝트 현황, 현 시장의 문제점 등을 여과 없이 담백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게임 엔진 툴의 발달으로 모바일게임 개발이 쉬워지고 대중화되면서 출시 작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중 1인 개발사도 쉽게 만들 수 있는 클리커 게임은 단기간 개발에 수익을 바라볼 수 있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1인 개발사 뿔레소프트의 윤상일 대표도 그런 맥락으로 클리커 게임 ‘뿔레전쟁’을 개발했다. 뿔레전쟁은 마치 울티마 온라인처럼 1세대 온라인 느낌이 나는 도트 그래픽과 클릭 대미지라는 차별화로 누적 다운로드 1만을 돌파하며 클리커 게임의 인기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 뿔레소프트 윤상일 대표

Q. 뿔레전쟁을 기획하게 된 계기라도 있나?

개인적으로 픽셀 그래픽을 좋아한다. 여기에 레트로 게임이 유행이다 보니 그런 부분을 살려보고자 개발하게 됐다. 그리고 클리커이지만 클리커 느낌이 낮춰진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다. 내심 걱정도 많이 했었다.

작년 8월부터 기획을 시작했었다. 처음에는 택틱스 게임으로 만들려고 방향을 잡고, 워게임 시스템을 어느 정도 갖춰놓고 보니 너무 어려웠다. 멘탈이 깨져 게임을 만드는 것을 포기하다시피 한 과정에서 클리커 게임이 눈에 들어왔고, 좋아하는 콘셉트로 클리커 게임을 만들게 됐다.

Q. 개발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가장 큰 난관은 디자인이었다. 원체 그림을 못 그리는데 디자인을 하려니 막막했다. 그래서 에셋스토어에서 레트로 디자인을 대부분 구입했고, 그것을 손수 편집을 거쳐 뿔레전쟁에 넣게 됐다. 에셋스토어에서 콘셉트와 맞는 디자인이 별로 없었다. 등록된 디자인은 모두 산거 같다.


▲ 캐릭터 디자인에 대해 설명하는 윤 대표

Q. 왜 1인 개발사로 개발했나? 팀을 구성해 프로젝트로 하지 않고?

있긴 있었다. 그런데 같이 하면 같이 망할 것 같았다.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한 번 실패도 해봤고, 혼자 망하면 큰 이슈가 없다. 같이 하다가 망하면 감정부터 모든 부분에서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다.

Q. 1인 게임 개발에 나설 때 집에서 반대는 없었나?

부모님께서 어마어마하게 반대하셨다. 대학 시절에는 학사 경고 2번까지 맞은 적도 있다. 그때부터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게임 업계로 처음 직장을 자리 잡았을 때도 부모님께 긍정적인 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첫 번째 게임이 나오고 나서 어머니께 약간 변화가 생겼다. 한 번도 게임을 하지 않던 분이 내가 만든 게임을 계속하시더라. 그때부터 믿어주시기 시작했다.

Q. 금전적인 부분은 어떻게 해결했나?

솔직히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상대적인 빈곤이 있는 것이지 절대적인 행복과 금전적인 부분은 상관관계가 멀다고 생각한다. 적당히 수익만 있으면 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 같다. 국가 지원 등 다른 부분도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Q. 유니티 엔진으로 게임 개발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전 직장을 2014년 7월에 퇴사했었다. 그곳에서 2년간 기획자로 다녔다. 회사에서 게임 프로토타입을 만드는데 엔진이 너무 불편했고, 2014년 유나이트 행사에서 ‘순순’ 송용성 PD를 만나게 되어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

순순PD의 엔진 강좌를 배우면서 스토리를 보고 퇴사해도 되겠다 싶었다. 유니티 때문에 퇴사하게 된 것이다(같은 자리 참석한 유니티 직원은 부정).

Q. 유니티 엔진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그림을 원체 못 그려 디자인이 너무 어려웠다. 특히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부분이 너무 어려웠다.

유니티 애니메이터가 그런 부분을 다 해결해줬다. 캐릭터 부분을 라이브 2D와 비슷한 것처럼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더라. 나에게 불가능한 부분을 가능하게 해줘 특히나 고마웠다.


▲ 유니티 엔진과 함께한 윤 대표

Q. 클리커 게임에서 애즈를 많이 사용하는데, 광고 BM이 안 보이더라

전작인 ‘뿔레별 구하기’에서 게임을 정말 재밌게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거 같다. 하지만 돈부터 벌어보고자 광고를 붙여보고 대실패를 기록했다. 그때 많은 반성을 했다. 게임이 재미없는데 BM을 붙여봤자 결과는 뻔하지 않은가. 뿔레전쟁은 BM보다 재밌는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다. 먹고 살수 있는 수준만 된다면 평생 광고를 붙이지 않을 것 같다.

Q. 유니티 엔진의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니티5 엔진부터 최신 버전이 나올 때마다 바로 적용하기 어려웠다. 5.3 버전으로 개발하면 게임이 실행되지 않을 정도다. 최신 버전의 엔진 안정성에 문제가 조금씩 보였다. 다양한 효과보다 안정성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Q. 뿔레전쟁의 타이틀 뜻은 무엇인가?

게임 개발하기 이전에 게이머로서 워3 유즈맵 에디터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때 뿔레전쟁 맵을 제작하고 카페를 운영했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주셨고, 그때부터 게임을 만들 때 ‘뿔레’라는 명칭을 붙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프랑스어로 뿔레가 닭이더라 닭. 그럼 뿔레전쟁은 닭 전쟁인 셈이다(웃음).


▲ 도트 그래픽이 도드라지는 뿔레전쟁

Q. 게임 스테이지는 어디까지 구현되어 있나?

현재 325 스테이지까지 구현되어 있다. 400 스테이지쯤에 엔딩을 넣을 예정이다. 그런데 지금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325 스테이지까지 진출했더라…

Q. 뿔레전쟁을 보다 쉽게 플레이할 수 있는 팁은?

처음에는 클릭 대미지가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그래서 손가락이 아파질 때까지 클릭으로 플레이하다가 DPS가 높은 것으로 갈아타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낮은 등급의 용병으로 플레이하더라도 조합이 맞는 스킬들이 있다. 골드 파밍, 클릭, 방치 등 플레이 형태에 맞는 세팅이 중요하다.

Q. 향후 업데이트 일정은 어떻게 되나?

일단 강화 기능을 넣을 계획이다. 150 스테이지를 넘어가면 아이템이 추가되고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400 스테이지 엔딩을 본 후에도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또 다른 업데이트 목표로는 소셜 경쟁 기능을 넣어보고 싶다.

이 밖에도 현재 E등급부터 S등급까지 존재하는 용병의 등급을 G등급까지 확장할 생각이다. 등급이 높은 용병은 스킬을 다 찍어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 S등급의 상위 등급인 G(God)등급이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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