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조작만으로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점프 워리어

모바일게임 산업이 성장기를 넘어 숙성기로 접어든 가운데 국내 게임 산업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밖으로는 글로벌 게임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고, 안으로는 대형 게임업체들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플레이포럼은 유니티코리아와 함께 모바일게임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국내 인디 게임 개발자들과 만남을 통해 ‘인디 개발사가 게임산업의 미래다’라는 주제로 그들의 고뇌와 프로젝트 현황, 현 시장의 문제점 등을 여과없이 담백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카피캣을 비롯해 하루에도 수백개씩 쏟아지는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그 중에서 독창적인 게임성으로 국내 및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인디 게임들이 점점 등장하고 있다. 정말 단순하면서도 ‘한 번만 더…’를 생각하게 만드는 ‘길건너 친구들’과 구걸 하나로 굴지의 검색기업까지 인수하는 클리커게임 ‘거지키우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인디 게임들은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함을 내세워 게이머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엔랩소프트에서 출시한 ‘점프워리어’도 마찬가지다. 출시 이후 조금씩 지표 상승을 보이면서 제2의 길건너 친구들을 꿈꾸고 있다.


▲ 좌로부터 엔랩소프트 김경호 개발팀장, 주재현 대표, 강세호 기획팀장

인디 개발사로 4년을 맞이한 엔랩소프트

인디 개발사로서 자금 조달의 한계에 부딪혀 6개월도 유지하기 어려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엔랩소프트는 4년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 같은 유지의 비결에 엔랩소프트 주재현 대표는 “타이틀 평균 개발기간이 3개월에서 6개월 수준이었다”며 “마케팅 출시 시점을 맞추기 위해 짧게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설립한 엔랩소프트는 모바일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재미있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2012년 본격 투수게임 ‘나는 투수다’를 시작으로 레이싱게임 ‘미스터 브레이커’, 생활 밀착형 앱 ‘피프틴 라이프’, 카메라 안면인식 기능을 이용한 ‘마스크 부스’ 등 모바일 환경에서 신선한 재미를 찾고 발굴했다.

2013년 넥슨앤파트너즈센터(NPC)에 입주해 이듬해 인기 웹툰 마조앤새디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퍼즐게임 ‘퍼즐앤고 for Kakao’를 넥슨을 통해 출시하기에 이른다. 현재 엔랩소프트는 NPC를 떠나 10명의 임직원이 함께 용산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이런 과거 행보에 주 대표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처음에는 잘할 수 있는 것보다 수익성이 나는 게임을 우선적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았다”며 “시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뛰어든 결과 그저그런 성적표만 받아볼 수 있었다”고 담담히 이야기했다.

이후 엔랩소프트는 ‘잘할 수 있는’ 게임 제작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물로 내놓은 ‘블레이드 워리어’. 이 게임은 철저히 자동 사냥을 배제하고 핵앤슬래시 장르의 호쾌한 타격감을 살렸다. 특히 한 번 다운로드 받으면 다음 업데이트때까지 굳이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않아도 게임을 진행할 수 있어 무선인터넷망 환경이 한국처럼 발달하지 못한 해외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 대표는 “그간 경험을 토대로 ‘블레이드 워리어’는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갖고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의 환경상 네트워크 플레이를 배제하고 개발한 효과가 톡톡히 드러났다”며 “마케팅을 따로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누적 다운로드는 이미 100만을 넘어섰고, 그 후속작 ‘점프 워리어’에도 네트워크 플레이를 제외하고 출시했다”고 말했다.


▲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배경에 대해 설명한 주재현 대표와 김경호 개발팀장

모든 게임은 유니티 엔진으로만 개발

그간 엔랩소프트가 개발한 모든 게임은 유니티 엔진을 사용해 개발되었다. 단 하나의 엔진만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당연히 궁금증도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주 대표는 “최근 시장에 두각되고 있는 다른 엔진에 비해서 퀄리티가 낮다고 하는 우려도 있다”며 “하지만 자본력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이 하이엔드 콘텐츠 게임을 만들지는 않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엔랩소프트가 유니티 엔진만을 사용해 여러 작품을 만든 배경은 유니티 엔진이 다른 엔진보다 편했기 때문이다. 일단 사용하는 국내외 개발자 풀이 많아 커뮤니티도 활성화되어 있어서 문제 해결이 빠르게 이뤄지고, 이는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에게 프로토타입 출시까지 시간 단축을 의미했다.

특히 많은 개발자들이 유니티 엔진의 최고의 무기로 꼽은 에셋스토어와 새로운 UI에 대해서도 빠질 수 없었다. 엔랩소프트 김경호 개발팀장은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때 에셋스토어를 주로 사용한다. 굉장히 많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며 “NG UI를 벗어나 처음으로 사용한 개선된 UI는 만족도가 너무 높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김 팀장은 유니티 애널리스트와 유니티 애즈의 플랫폼 범용에 있어서 버전 인지 부분은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무료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점프 워리어 보스전을 직접 시연한 주재현 대표

테마파크를 꿈꾸는 점핑 RPG '점프 워리어'

엔랩소프트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라이브 서비스까지 3명의 인력이 3개월 가량 기간을 가진 ‘점프 워리어’를 지난헤 12월 애플 앱스토어에 이어 올해 1월 구글플레이에 내놓았다.

비교적 짧은 개발 기간을 갖고 있는 ‘점프 워리어’는 한 손으로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원탭 게임이다. 최초 기획에서도 길건너 친구들의 RPG 버전을 목표로 삼았고, 자동 사냥이 배제된 아케이드 게임이면서도 RPG 요소를 적절하게 혼합, 배치시켜 단순하면서도 조작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유저들은 모험을 시작하는 주인공이 되어 절벽에서 아슬아슬한 점프로 다음 단계로 계속 이어가고, 각종 성소와 체크 포인트, 챕터 보스전 등으로 단순히 점프 게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미를 체험할 수 있다. 기존 자동 사냥 RPG에 익숙한 게이머들에게는 순수한 조작으로만 진행되는 ‘점프 워리어’가 색다른 느낌을 준다.

게임을 진행해보면 점프 거리 조절이 가장 핵심이다. 그래프를 보면서 방향과 거리를 조절함에 있어서 자신만의 감이 있어야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점프 워리어’의 점프 거리 조절은 온라인게임 포트리스와 골프게임에서 본 익숙한 화면이 등장한다. 또한 체스판처럼 생긴 곳에서 진행되는 보스전은 이동 발판에 따라 대미지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신중한 전략적인 판단까지 요구한다. 보스전에서 이동도 당연히 점프 조작으로 진행된다.


▲ 철저히 자동 사냥이 배제된 점프 워리어

이와 함께 점프 워리어는 경쟁적인 요소로 꽤 수준 높은 3D 그래픽임에도 저용량을 자랑한다. 이는 엔랩소프트가 글로벌 출시 전략에 맞춰 선택한 것으로 게임 자체가 100메가를 넘지 않고, 업데이트 부분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출시한 만큼 해외 유저들까지 타깃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엔랩소프트는 점프 워리어의 최종 목표로 테마파크를 구성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단순히 점프 뿐이지만 퍼즐도 풀어야되고, 또 다른 재미의 룰렛 게임을 비롯해 최종적으로 점프 하나로 모든 콘텐츠가 통합되는 테마파크를 만들 계획이다.

자동 사냥에 익숙한 탓인지 처음으로 다가간 ‘점프 워리어’는 어려웠다. 이런 부분에 대해 엔랩소프트 강세호 기획팀장은 “점프 워리어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조작’이었다”며 “본인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고, 향후 업데이트에서 레벨이 낮은 유저들을 케어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점차적으로 추가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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